요즘 반도체 시장에서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거론되지 않는 경우를 찾기 어렵습니다. CPU와 GPU 양 분야에서 탄탄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데이터센터·AI 분야까지 범위를 확대하면서 경쟁사인 인텔과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리사 수(Lisa Su) CEO의 리더십으로 기업 체질 개선과 기술적 진보를 동시에 이뤄낸 것이 큰 주목을 받았고, 덕분에 AMD 주가는 2010년대 초반의 부진을 딛고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MD의 주요 동향, 리사 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엔비디아와의 경쟁 구도 및 향후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AMD란 어떤 회사인가?

AMD는 1969년 제리 샌더스(Jerry Sanders)가 창업한 반도체 기업으로, 초창기에는 인텔과 함께 PC용 x86 프로세서를 생산·개발해온 업체입니다. 수십 년간 CPU 시장에서 인텔에 밀려 ‘2인자’ 이미지를 벗기 어려웠으나, 2017년 Ryzen(라이젠) 시리즈의 성공적인 출시로 개인용 PC CPU 시장에서 강력한 반전을 이뤄냈습니다.
GPU 부분에서도 ATI를 인수(2006년)하며 통합 그래픽 솔루션을 확보했고, 현재는 Radeon(라데온) 브랜드로 그래픽카드와 워크스테이션용 GPU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데스크톱, 노트북, 콘솔(소니 플레이스테이션·마이크로소프트 Xbox) 등 다양한 플랫폼에 칩을 공급하면서 “CPU+GPU 통합 솔루션”에서 상당한 경쟁우위를 갖추게 되었죠.


2. 현재 AMD의 시장 지위와 주가 동향

  • CPU 시장: 데스크톱·노트북용 라이젠 프로세서가 출시된 이후, 인텔과의 성능 격차를 빠르게 좁혔으며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면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EPYC(에픽) 프로세서는 서버 시장에서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의 채택을 유도하고 있어, 전통적 ‘거인’ 인텔의 점유율을 조금씩 빼앗아 오고 있습니다.
  • GPU 시장: 엔비디아(NVIDIA)의 지배력이 여전히 강력하지만, AMD 역시 라데온 RX 시리즈를 통해 하이엔드(고성능 게이밍)부터 미들급(가성비 모델)까지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AI와 머신러닝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용 GPU(Instinct 시리즈)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 주가 동향: 2010년대 초반만 해도 AMD 주가는 23달러 선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라이젠 성공과 함께 이른바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2020년 이후부터는 주가가 100달러 전후까지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20222023년에는 경기적 요인으로 변동 폭이 있었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상승세가 뚜렷합니다). 2024년 이후,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인해 AMD 역시 엔비디아처럼 큰 성장 모멘텀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3. 리사 수(Lisa Su)의 리더십

AMD의 현재 위상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CEO 리사 수입니다. 2014년 10월 CEO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는 IBM과 프리스케일 반도체 등에서 기술·경영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녀의 강점은 ‘핵심 기술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는 통찰력’으로 요약됩니다.

  1.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취임 초기, 지속적 적자에 시달리던 AMD를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이 CPU·GPU 라인업의 재정비였습니다. 부진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을 과감히 정리하고, 연구개발 투자(R&D)를 집중해 라이젠과 라데온 시리즈의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죠.

  2. 데이터센터 공략
    CPU 시장에서 인텔을 추격하듯, GPU 시장에서는 엔비디아를 상대해야 했습니다. 리사 수는 단순히 PC·게이밍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센터·AI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강화했습니다. 이는 EPYC 서버 프로세서의 성공적인 안착, 그리고 Instinct GPU 라인업의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3. 인수합병(M&A) 전략
    2022년에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전문 기업인 자일링스(Xilinx)를 인수해, 자사의 데이터센터·통신 인프라 역량을 크게 확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CPU·GPU에 FPGA(현장에서 프로그래밍 가능한 반도체) 솔루션까지 갖추면서, 엔비디아와의 경쟁뿐 아니라 인텔의 알테라(Altera) 인수에 대한 맞대응도 가능해졌습니다.

이처럼 리사 수의 결단력과 기술 이해도, 시장 통찰이 어우러지며 AMD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2인자’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파른 성장세의 혁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4. 엔비디아와의 경쟁 구도

엔비디아는 GPU 시장, 특히 AI·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과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ChatGPT, Midjourney, Stable Diffusion 같은 생성형 AI 붐이 일면서 엔비디아의 GPU가 사실상 업계 표준처럼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AMD 역시 다음과 같은 강점과 전략을 통해 엔비디아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1. CPU+GPU 패키징
    AMD는 CPU와 GPU 모두를 개발·생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입니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CPU와 GPU 간 데이터 이동을 최적화한 아키텍처를 구현하는 데 유리합니다. AI나 HPC(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CPU와 GPU의 긴밀한 협업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으므로, AMD가 차별화를 노릴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2. 가격 경쟁력
    엔비디아의 A100, H100 등 AI 연산용 GPU는 성능이 매우 뛰어나지만 가격도 상당히 높습니다. AMD가 하이엔드부터 미들·로우엔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커버하고, 가격 대비 성능을 장점으로 삼아 고객군을 늘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3. 데이터센터·엣지 시장 확장
    클라우드 서비스 및 데이터센터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추세에서, AMD는 EPYC 프로세서와 Instinct GPU를 패키지로 제공해 엔비디아·인텔 모두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 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면,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이 AMD 솔루션을 채택할 유인이 커집니다.

  4. 소프트웨어 생태계 강화
    엔비디아는 CUDA라는 독자적인 개발 생태계를 장악함으로써, GPU 컴퓨팅 분야의 사실상 표준을 만들어냈습니다. AMD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ROCm(Radeon Open Compute) 플랫폼을 확장하고, 오픈소스 진영과 협력해 생태계를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인지도나 활용 폭에서 CUDA에 뒤처지지만, HPC 및 AI 기업들과 꾸준히 협업하며 서서히 인프라를 키워나가는 중입니다.


5. 향후 방향성과 전망

  1. AI 반도체 경쟁 심화
    AI와 머신러닝, HPC 시장은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이미 엔비디아가 독보적 1위로 군림하고 있지만, AMD도 Instinct GPU 라인업과 Xilinx를 통한 FPGA 활용 등 다각도의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의 급성장 속에서 고객사들은 가격, 성능, 전력 효율 등 종합적 판단을 통해 ‘엔비디아 독점’ 대신 여러 업체의 솔루션을 혼합 도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흐름에서 AMD가 점유율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2. 데이터센터와 서버 시장 확대
    클라우드 서비스, AI, 5G, 엣지 컴퓨팅 등의 확대로 서버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입니다. AMD의 EPYC 프로세서는 이미 아마존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의 VM 옵션으로 등장해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버 CPU 시장에서 인텔을 추격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AMD의 수익 구조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칩렛(Chiplet) 아키텍처와 공정 미세화
    AMD는 라이젠 시리즈와 EPYC 시리즈에 칩렛 구조를 도입해 생산 효율과 성능 개선을 모두 잡았습니다. 공정 미세화 측면에서도 TSMC와 밀접히 협력하여 5nm, 3nm 등 차세대 공정을 빠르게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칩렛은 향후 AMD가 다양한 IP(인공지능, FPGA, GPU 등)를 하나의 패키지 안에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입니다.

  4. 게임 콘솔·PC 시장에서의 영향력 유지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에 APU(AMD가 말하는 CPU+GPU 통합 칩)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게임 콘솔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한 AMD의 수익 기반은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PC 게이밍 시장이 계속해서 확장되고, VR/AR 등 신규 분야가 열리면 AMD의 그래픽 카드 및 프로세서 수요도 자연스레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맺음말

AMD는 한때 ‘인텔과 엔비디아 사이에 낀 어려운 기업’이라는 인식이 컸습니다. 그러나 리사 수 CEO의 취임 후 대대적인 혁신과 경쟁력 강화로, 이제는 CPU·GPU 양대 축에서 인텔·엔비디아와 3파전을 벌이는 강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주가 역시 과거에는 23달러 선에서 맴돌았지만, 현재는 80100달러대를 오르내리는 등(시기에 따라 변동) 시장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물론 엔비디아의 AI 분야 독주와 인텔의 재도전, 그리고 반도체 경기에 따라 AMD 역시 부침을 겪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AI·HPC 시장이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MD가 CPU와 GPU·FPGA까지 통합한 ‘종합 반도체 솔루션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다면, 한층 더 높은 도약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앞으로 리사 수의 전략적 판단과 제품 경쟁력 확보가 계속 이어진다면, AMD가 반도체 산업에서 더욱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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